일월오봉도 (日月五峰圖)

인문/칼럼할방 (신선) 2020 冬

대순진리회 지방 회관에는 상제님의 진영(眞影)을 모신 봉심전(奉審殿)이 있다. 봉심전에는 상제님의 진영 뒤편 좌우로 우뚝 솟은 다섯 봉우리와 해와 달을 그린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가 있어 상제님 진영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대순진리회 지방회관의 <일월오봉도>

 

 

조선시대 왕의 뒤편에 있던 <일월오봉도>가 대순진리회 지방 회관 봉심전에 모셔지게 된 계기는 1984년 10월 서울 중곡동에 처음 회관을 개관하면서 도전님의 분부로 시작되었다. 이 그림은 만 원권 지폐의 배경으로 세종대왕 뒤편에 그려져 있어 흔히 볼 수 있다.

 

<일월오봉도>를 보면 동양화의 여러 그림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늘에는 흰 달과 붉은 해가 좌우에 떠 있고, 그 아래로 다섯 개의 바위산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다. 바위산에서는 두 줄기의 폭포수가 쏟아져서 큰물을 이루어 물보라가 굽이치고 있으며, 그 앞 좌우에는 붉은 소나무가 있다. 그림은 가운데를 중심으로 좌우대칭 구도를 이루고 있고 바위산 봉우리 끝부분은 금박을 입혀 장엄한 느낌을 주며 산수화보다 강한 상징성을 담고 있는 그림이라 볼 수 있다.

 

 <일월오봉병>8폭 병풍 / 경기대학교 소장

 

 

<일월오봉도> 각각의 명칭과 의미

 

<일월오봉도>는 <일월오악도(日月五岳圖)>나 <일월곤륜도(日月崑崙圖)>로도 불리며, 병풍으로 된 것은 <일월오봉병(日月五峰屛)>이라고 부른다. 조선시대에는 왕이 행차를 할 때나 왕이 죽은 후 왕의 혼백을 모신 곳이나, 심지어 왕의 초상화 뒤에도 늘 <일월오봉도>가 있었다. 

 

지금도 경복궁 근정전이나 창덕궁 인정전, 창경궁, 덕수궁에 가보면 임금이 앉는 용상의 뒤편에 놓여 있는 <일월오봉도>를 볼 수 있다. 이처럼 <일월오봉도>는 임금의 앉은 자리 뒤편에 놓아 국왕의 존재와 권위를 상징하는 것으로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조선시대 고유의 문화와 사상이 담긴 독특한 양식의 그림이다.

 

대순진리회 지방 회관에는 상제님의 진영을 모시고 뒤편 좌우로 해와 달을 그린 <일월오봉도>가 있다. 조선시대 왕권의 상징인 <일월오봉도>와 지방 회관 봉심전 상제님 진영 뒤편에 모신 <일월오봉도>는 같은 형식의 그림이지만 상징성은 차이가 있으리라 본다.

 

<일월오봉도>는 각각의 명칭에 따라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을 기본 바탕으로 다양하게 해석하고 있다.

 

 

▲진안 마이산 은수사에 있는 <일월오봉도>

 

먼저 하늘의 해와 달은 우주의 원리를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해와 달은 음(陰)과 양(陽)을 말하며 음양은 우주를 이루고 지속시키는 두 힘으로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상징물이기도 하다. ‘자강불식’이란 ‘스스로 힘써 쉬지 않는다.’는 뜻인데 하루도 쉬지 않고 진리 속에서 정확하게 움직이고 스스로 나아간다는 의미로 그것이 천자의 자리를 말한다고 할 수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왕과 왕비의 자리로 해석하고 있다.

 

상제님께서도 “일월무사치만물 강산유도수백행(日月無私治萬物 江山有道受百行)”01을 말씀하신 것에서 보듯 ‘일월은 사사로움이 없이 만물을 다스리고, 강산은 도가 있어 모든 것이 흐를 수 있게 한다.’ 하시어 군왕(君王)이 나아가야 할 길을 나타내고 있다.

 

우뚝 솟아 있는 바위로 된 다섯 개의 봉우리는 여러 가지로 해석이 되는데, 일월(日月)이 음양(陰陽)이면 오봉(五峰)은 오행(五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오행을 인륜으로 말할 때는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이고, 방향으로 보면동ㆍ서ㆍ남ㆍ북ㆍ중앙을 뜻한다. 오악(五嶽)을 말할 때는 각 나라마다 다르게 표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5대 명산으로 경복궁이 있는 서울의 북한산(삼각산)을 중심으로 동쪽은 금강산, 서쪽은 묘향산, 남쪽은 지리산, 북쪽은 백두산을 나타낸다.

 

 

▲ 경복궁의 <일월오봉병>

 

산 위에서 내리는 두 줄기의 폭포는 음양의 조화로써 세상을 다스린다는 뜻으로 풀이되며 조선시대에는 임금이 내리는 덕(德)으로 표현하고 있다. 산 앞의 굽이치는 물은 조정(朝廷)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파도의 조(潮)와 조정의 조(朝)의 음이 같은 동음이자(同音異字)의 원리로 조선시대에는 왕의 앞에 조정 대신들이 모여 정사를 논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물 앞의 소나무는 붉은 적송(赤松)으로 소나무 중에서도 가장 성스럽고 귀하게 생각했던 나무이다. 만물의 대표격으로 그 자리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일월오봉도>는 조선시대에는 군왕의 길을 보여 주었듯이, 대순진리회에서는 음양오행의 진리로 우주를 주재하시는 상제님의 지존지엄하신 권능과 만물을 관감만천(觀鑑萬天)하시는 천지운용의 진리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일월이 사사로움 없이 만물을 다스리도록 주재하시는 상제님의 위상을 표현하고 있으며, 오봉 앞으로 두 물줄기가 내려 바다로 흘러가는 것처럼 상제님의 진리로 포덕천하(布德天下)하여 천하창생 누구나 상제님의 진리 속에서 덕화를 누리라는 뜻이라 볼 수 있겠다.

 

-----

01 상제께서 정미년 섣달 스무사흘에 신 경수를 그의 집에서 찾으시니라. 상제께서 요(堯)의 역상 일월성신 경수인시(曆像日月星辰敬授人時)에 대해서 말씀하시기를 “천지가 일월이 아니면 빈 껍데기요, 일월은 지인(知人)이 아니면 허영(虛影)이요, 당요(唐堯)가 일월의 법을 알아내어 백성에게 가르쳤으므로 하늘의 은혜와 땅의 이치가 비로소 인류에게 주어졌나니라.” 하셨도다. 이때 상제께서 일월무사치만물강산유도수백행(日月無私治萬物 江山有道受百行)을 가르치고 오주(五呪)를 지어 천지의 진액(津液)이라 이름하시니 그 오주는 이러하도다. …(이하생략) (교운 1장 30절.) 

 

 


할방 (신선)



공유하기 face book 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