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도교 대표단의 여주본부도장 방문과 그 인연

참관/취재천상 (선녀) 2024년 秋

 



2024년 9월 27일, 대만 각 지역의 궁묘를 대표하는 65명의 도교 관련 인사들이 여주본부도장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에는 오일성모궁(烏日聖母宮)을 비롯한 송산자우궁(松山慈祐宮), 신항봉천궁(新港奉天宮), 북항조천궁(北港朝天宮), 서라복흥궁(西螺福興宮), 북항무덕궁(北港武德宮), 맥료공범궁(麥寮拱範宮), 대동천성궁(台東天聖宮), 대중부흥궁(台中復興宮), 개산마조회(開山媽祖會) 등 10개 단체가 참여했다.

 한국ㆍ대만 종교문화교류를 목적으로 성사된 이번 행사에서 도교 방문단은 여주본부도장을 견학하고 박물관을 관람하며 대순진리회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으로 도장을 방문한 조천궁의 뤼이징(呂依靜) 감사는 현재 대만의 도교는 대중을 바른길로 인도하기 위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며 종단의 실천 수도와 운영체계에 큰 관심을 보였다. 수행보다는 기복적인 신앙에 익숙한 대만의 도교인들은 실천 수도를 표방하는 대순진리회가 신종교로서 단기간 내에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를 체득하고자 인솔 임원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또한 3대 중요사업의 현장인 사회복지재단을 직접 둘러보는 동안 도인들의 참여도와 운영 방법 등에 관한 질문을 던지며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진행된 환영 만찬에는 윤은도 원장의 환영사와 함께 각 단체 소개가 있었으며, 한국 전통악기 연주와 창소리 공연 등 축하 공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교류가 이뤄졌다.

 

 

 

대만 전역의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도교인들이 양국의 종교를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해 방문했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 그리고 이번 방문은 성모궁의 대표인 우진리엔(吳錦蓮) 궁주의 주도로 성사되었다. 우 궁주는 수년간 종단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대만 도교계에 대순진리회를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성모궁은 지난 5월 여주본부도장을 방문해 대순진리회의 교리와 수도 체계, 운영 방법 등을 배우고자 하는 궁묘 관계자들과 함께 재방문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일정을 조율했다.
 

성모궁의 소개로 처음 도장을 방문한 무덕궁 쑤젠화(蘇建華) 비서실장은 “대순진리회가 한국의 전통을 아름답게 계승하고 있으며, 또한 현대문화와도 잘 접목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과거 방문 경험이 있는 봉천궁 허다황(何達煌) 대표는 “대순진리회가 사회 공익과 교육 활동을 추진하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이번 방문에서 직접 느낄 수 있었던 대순진리회의 품격과 문화, 도장에서 느껴지는 기품과 교양이 우리에게는 좋은 자양분과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의 도교는 17세기에 불교와 함께 널리 전파되어 신선설을 중심으로 고대 민간신앙, 음양오행, 의술, 점성술, 풍수지리, 도가와 유가 사상이 가미되고 불교를 본받아 교리를 만들어 종교로 자리매김했다. 도교인들은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삶을 주목적으로 현세의 기복을 추구한다. 궁묘마다 신앙의 대상이 다양하고 행사의 성격도 다채로우며 규모도 궁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래서인지 대만의 도교인들은 서로를 이해하며 평화롭게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 종단과 대만 도교 단체와의 첫 인연은 2006년에 개최된 ‘세계종교지도자대회’를 통해 시작되었다. 대만의 도교 지도자들은 대회 프로그램에 따라 한국의 대표적인 종교시설을 순례하던 중 여주본부도장에 방문했다. 영어 통역을 중심으로 준비했던 다른 종단들과 달리 도장에서는 중국어 통역도 준비하여 대순진리회의 ‘해원상생’ 사상을 상세히 소개했다. 도교 지도자들에게는 세심하게 살피는 도인들의 남다른 응대가 깊은 인상을 남겼던 모양이다.

 

 

 

당시 궁묘의 대표와 학계 인사로 구성된 대만 도교 대표단은 귀국 후에도 종단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대만의 다른 궁묘의 도교인들과 함께 여주본부도장을 방문했다. 종단에서는 도장을 방문한 방문단을 다시 한번 성심껏 대접하였고, 그들은 고국으로 돌아가 대만의 종교학자들과 함께 대순진리회의 교리, 수도 방식 등에 대한 정보를 나누면서 종단에 대한 관심을 키워왔다. 그 후 대만 도교인들의 방문이 늘었고 방문단의 규모 또한 횟수가 거듭될수록 커졌다.
 

 이후 대만 도교계와 종단의 교류는 대만에 소재한 대학교와 대진대학교를 통해 국제학회 및 종교행사 교류 등 그 범위가 확대되었다. 더욱이 2012년에는 대만에서 『전경』을 번역하여 출판하는 프로젝트가 이루어졌다. 대만 도교와의 교류가 학술적으로 승화되어 대순사상이 대만으로 전파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런 장기적인 교류를 통해 이뤄진 이번 교류 행사는 지난 약 20년간 이어져 온 대만 도교계와 우리 종단 간의 우호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환영식에서 윤은도 원장은 “대순진리회를 창설하신 도전님께서는 ‘해원상생은 남을 잘되게 하는 평화 사상’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라고 말하며, “이러한 종교적 가치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야 할 소중한 자산이자 사명입니다. 이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우리의 미래인 젊은 세대에게 달려 있으므로 대만 도교 여러분과 청소년 교류를 비롯한 상호방문을 희망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성모궁의 창립자 우진리엔 궁주는 “이번 교류 행사를 시작으로 한국과 대만이 다음 세대를 위한 더 나은 환경을 개척하고, 전통과 문화를 보존하는 것과 동시에 국제적 시야와 소양을 증진해 후진들이 잘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이 만들어졌으면 합니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대만이라는 먼 나라의 종교단체와의 교류가 낯설 수 있다. 하지만 여주본부도장의 포정문 벽화에는 ‘개문납객 기수기연(開門納客 其數其然)’이라는 글귀가 있다. 이 글귀는 ‘문을 열고 손님이 들어오는데, 그 수가 그러하다’라고 풀이할 수 있는데, 이는 주인의 마음가짐에 따라 집안에 들어오는 손님의 수가 결정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우리 도인들이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대한다면 열린 문으로 드나드는 손님의 수는 자연스레 많아질 것이다. 2006년 세계종교지도자대회에서 뿌려둔 상생의 씨앗이 발아하여 대만 도교인들의 방문이 늘어난 것처럼 종단의 상생사상이 세계 곳곳에서 개화되기를 기대해본다.

 

 

 

출처 : 대순회보 기자수첩


천상 (선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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